기획 인터뷰-우리들의 살아가는 이야기•국제학교 KIS(Kazakhstan International School)방하은 교사
"다양한 경험을 하고 자신의 미래를 결정해도 늦지 않는다"
어린 나이에 부모를 따라 카자흐스탄에 온 학생들은 현지에서 한국으로 따지면 고등학교 과정까지 마치고 대부분 한국이나 미국, 유럽, 러시아에 있는 대학교로 진학을 한다.
그런데 여기에서 초중고, KIMEP 대학교를 마치고, 교사 자격 취득을 위해 온라인으로 미국 대학의 학위를 수료한 후 현지에 있는 국제학교에서 교사로 재직하고 있는 특별한 이력을 가진 인재가 있어 인터뷰를 요청했다.
카자흐스탄 한인신문에서 진행하는 기획인터뷰-우리들의 살아가는 이야기 오늘의 주인공은 KIS(Kazakhstan International School)에서 5학년 담임교사로 활동하고 있는 방하은 교사다.
방하은 교사를 통해 현지에서 자녀 교육에 대한 작은 노하우와 KIS 국제학교가 어떤 곳인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본다.
Q. 본인과 학교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카자흐스탄에서 초중고 과정을 마치고 KIMEP 대학교를 졸업한 방하은입니다. 현재는 Kazakhstan International School(이하 KIS)에서 PYP(초등교육) 교사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KIS는 유명한 국제 바칼로레아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몬테소리 유치원으로 20년 전에 설립되었습니다. KIS는 카자흐스탄에서 몇 안 되는 International Baccalaureate (이하 IB) 학교입니다. IB는 탐구적이고, 지식이 풍부하며, 자신감 있고, 배려심 있는 학생들을 육성하는 국제 교육의 글로벌 리더입니다. KIS는 성적뿐만 아니라 가치에 중점을 두고 교실을 넘어 기술과 관심사를 개발하고 사회에 봉사하기 위해 아이들의 지식과 기술을 발굴하는 것에 중점을 둡니다. KIS는 ‘More than Academics’ (‘학문 그 이상’)을 매일 실천하고 있습니다. KIS의 비전은 배움과 삶에서 배려심 있고 탁월한 영향력 있는 공동체가 되는 것입니다.
Q. 제가 아는 분 중에서는 유일하게 현지에서 학업을 마치고, 현지에 있는 국제학교에서 교사로 재직 중인 분입니다. 교사의 길을 결심하게 된 계기나 이유가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대학 졸업 후, 제가 잘하는 일도 해보고 좋아하는 일도 해보면서 두 가지를 다 갖춘 직업을 갖고 싶었습니다. 두 번째 회사에서 퇴사한 후 일 년 정도를 쉬면서 다음으로 도전해 보고 싶은 직업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마침 그때 알마티 고려 한글 학교에서 토요일마다 한국어 교사로 봉사하고 있었습니다. 수업 준비를 즐겁게 열심히 하는 저를 본 제 가족이 교사를 해보는 것은 어떻겠냐는 질문에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어릴 때부터 교육 쪽에서 일하시는 부모님을 보면서 자란 저였기에 교사라는 직업이 생소하지만은 않았습니다.
또한 그 당시 텐샨 국제 학교에서 근무하면서 교육학 석사 과정을 하고 있던 제 동생이 적극적으로 미국의 대학교를 통해 온라인으로 공부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추천해 주었습니다.
약 1년 동안 공부를 했으며 졸업 조건으로 교생 실습을 3개월간 해야 했습니다. 저에게 알맞은 학교를 물색하고 면접을 보던 중 KIS에서 받아주겠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교생 실습을 하면서 현장에서 뛰어보고 난 후 이 길이 저에게 맞는지 결정하기로 했습니다.
다행히 유능한 멘토 선생을 만나 많은 것을 배우고 깨닫게 되었고, 교생 실습을 하면서 더욱 교사의 길이 마음에 들고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즐겁고 행복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교생 실습 후 처음에는 대리 교사로 채용이 되어 남은 기간을 1학년 담임으로 대신하다 작년 8월에 정식 교사로 채용되어 5학년 담임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Q. 일하고 계신 국제학교는 서로 다른 문화와 환경에서 자란 어린이들이 다니고 있는데, 학교에서 다양성을 존중하고 포용하는 방법은 어떤 것이 있나요?
IB 학교의 PYP에는 열 가지의 학습자 프로필 속성이 있습니다. 그중 3가지가 ‘친절함’, ‘소통하는 사람’, ‘개방적인 마인드’입니다.
첫 번째, ‘친절함’에서는 학생들이 공감과 존중하는 법을 배웁니다. 다른 사람들의 삶과 주변 세계에 긍정적인 변화를 주기 위해 노력하는 법을 터득합니다.
두 번째, ‘소통하는 사람’ 속성에서는 한 가지 이상의 언어와 여러 가지 방법으로 자신감 있고 창의적으로 표현하는 법을 배웁니다. 학생들은 다른 사람들의 관점에 주의 깊게 귀를 기울이면서 효과적으로 협력하는 것을 배웁니다.
세 번째, ‘개방적인 마인드’에서는 학생들이 다른 사람들의 가치와 전통뿐만 아니라 자신의 문화와 개인의 삶에 대해 비판적으로 판단하는 법을 배웁니다. 학생들은 다양한 관점을 추구하고 평가하며 그 경험을 통해 성장하는 법을 배웁니다.
이러한 학습자 프로필 속성을 학교가 적용하고 가르치면서 다른 문화와 환경에서 자란 학생들이 서로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포용하는 방법을 배우면서 자랍니다.
Q. 일하는 동안 흥미로운 교육 방법이나 프로젝트를 경험한 적이 있으신가요?
우리 학교는 5학년이 초등학교 졸업반입니다. 5학년 2학기에 아이들이 그동안 배운 것을 나누는 PYP Exhibition을 합니다.
PYP에서는 가장 크고 제일 중요한 프로젝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PYP Exhibition은 학생들이 자신이 다룬 real-life problem이나 주제에 대한 이해를 공유할 기회가 주어지는 프로젝트입니다.
이것은 학생들이 발표와 평가의 기술을 개발하면서 그들의 모든 학습에 대해 성찰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과정입니다.
PYP Exhibition은 UN의 17가지 지속가능발전목표를 토대로 삼아 세계에서 문제로 삼고 있는 주제를 선택해서 본인들의 프로젝트와 연결하는 과정이 첫 단계입니다.
예를 들어, ‘물과 위생’ 목표를 선택해서 어떻게 하면 모두가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있는지 관찰하고 연구해서 보고서를 작성하는 것이 두 번째 단계입니다.
세 번째로는 학생들이 작성한 보고서를 바탕으로 디스플레이를 만들고 발표를 준비하는 것입니다. 추가로 학생들은 개인 프로젝트로 2D, 3D 아트나 시나 음악을 만드는 작업을 통해 개개인이 느끼는 감정과 생각을 예술로 표현하는 프로젝트도 준비하게 됩니다.
모든 과정 후 부모님들과 다른 학생들에게 발표할 때 아이들은 뿌듯함과 성취감을 느꼈습니다. 모든 것을 함께 경험한 저 또한 마음이 뭉클해졌고 발표를 하면 할수록 자신감을 얻는 아이들을 보면서 가슴 벅찬 감동을 받았습니다.
Q. 현지에서 공부하고 사회생활을 이어오고 있는 선배 입장에서 후배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저는 대학교에 다닐 때 무조건 돈을 벌어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혀 있어서 여행을 가거나 동아리 활동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못 했습니다.
이제 와서 돌아보니 대학생일 때는 그 당시 누릴 수 있는 것을 모두 누려봐야 후회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돈을 벌 수 있는 시간은 올 것이고 대학생 때에는 학생 신분으로 공부도 열심히 해야 하지만 다양한 사람과 재미있는 경험을 해볼 수 있는 동아리 활동도 활발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방학 동안에는 짧은 인턴십도 경험해 보고 다른 국가를 방문해 여러 문화를 배워보는 것이 좋다고 느껴집니다.
인턴십을 하거나 졸업 후에는 여러 가지 분야에서 근무를 해보면서 본인이 좋아하는 일도 해보고 잘하는 분야에서도 일하면서 본인의 길을 찾아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졸업한 전공에만 집중하지 말고 이것저것 해보면서 가장 마음이 편안한 자리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 나이 서른에 이제 일 년 차 교사이지만 저는 결코 이 도전이 늦었다 생각하지 않습니다. 단지 더디게 갈지라도 포기하지 않고 준비한다면 기회는 올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학생일 때는 그때 누릴 수 있는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미래를 꿈꾸고 그려 나갔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