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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인터뷰_우리들의 살아가는 이야기•KOTRA 알마티무역관 김정훈 관장

by 씨투운짱 2023. 4.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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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신문에서 진행하는 기획 인터뷰_우리들의 살아가는 이야기 네번째 주인공은 KOTRA 알마티무역관 김정훈 관장 입니다.

 

KOTRA 알마티무역관 김정훈 관장이 사무실에서 업무를 보고 있는 모습 ©한인신문

편집장 초창기 코트라 주관 시장개척단 행사에 취재를 많이 갔던 기억이 있다.

그때 현장에서 열심히 뛰어 다니고, 기업들의 상담에 불편한 것이 없도록 분주해 보였던 사람이 있었는데, 올해 알마티 한글학교 개강식 취재를 갔다 기억 속의 얼굴을 보고 깜짝 놀랐다.

그도 그럴것이 코트라가 되었든, 다른 기관이 되었든 개인 사업을 하는 사람이 아닌 이상 알마티를 떠났다가 다시 알마티로 부임하는 경우가 그리 흔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코트라 알마티무역관 관장이 되어 돌아온 김정훈 관장을 만나 그동안의 이야기도 듣고 더불어 인터뷰도 진행했다.

김정훈 관장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Q. 본인과 코트라알마티무역관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저는 이번에 코트라 알마티 무역관에 새로 부임한 김정훈 관장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1999년 7월에 코이카 봉사요원으로 카자흐스탄에 처음 왔고, 카라간다 지역에서 한국어 가르치는 일을 했었습니다. 그렇게 2년 정도 카자흐스탄에서 첫 해외 생활을 했었고, 그때 카자흐스탄에서 좋은 이미지를 갖게 되어 그 이후에도 해외에서 근무할 수 있는 기회를 찾아 봤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당시는 소련이 붕괴되고 나서 아직 사회적인 여러 시스템이 갖추어지지 않은 상태 였기 때문에 전기나 물, 가스, 난방이 수시로 끊어지는 일이 자주 있었고, 또 치안도 좀 불안했기 때문에 밖에 나가는 것도 조심스러웠습니다. 그리고 처음 카자흐스탄에 왔을 때는 러시아도 전혀 할 줄 몰랐기 때문에 두려운 마음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내면서 여러 현지 사람을 만나고 '카자흐스탄에 마음 좋은 사람들이 많이 있구나' 생각도 하게 됐었고, '도와주러 왔다' 생각을 했는데 돌아보면 제가 도움 받은게 오히려 더 많다 생각도 들었습니다.

일례로 처음 왔을 때 외국인이 적응하기 어려울 거라고 생각해서 고려인 아주머니가 집에서 만든 양배추로 만든 김치, 절인 생선 통조림을 가져다 주셨는데 뚜껑을 어떻게 따는지도 잘 몰랐고, 그러다 '이거 먹어도 되나?', '물은 깨끗한 물일까?' 이런 생각도 들어 받아놓고 잘 먹지도 못했던 기억이 납니다.

나중에 다차에 초청 받아서 딸기 심은 것도 먹어 보고 이러면서 '여기도 똑같이 사람들이  자기 생활을 하기 위해서 살아가는 곳이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위험하다'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오히려 사람들을 만나보면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 많이 있구나'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코트라에서 해외 근무는 모스크바, 알마티, 그다음에 상트페테르부르크 세 곳에서 근무를 했었고 다시 찾은 알마티가 네번째 해외 근무지입니다.

현재 코트라 알마티 무역관에는 저를 포함해서 본사 파견 직원 3명, 현지 채용 직원 약 10명 정도가 근무 하고 있습니다.

코트라 알마티 무역관은 중앙아시아에서 가장 중요한 거점으로 인식이 되고 있고,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를 계기로 우리나라에서 러시아로 수출하는 여러 길들이 막히고, 또 수출량도 줄어드는 상황에서 국경을 접하고 있으면서  유라시아 경제연합 무관세 지역이라는 여러 장점이 있기 때문에 카자흐스탄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또 앞으로 한국과의 협력 기회가 더 늘어날 거라고 생각 하고 있습니다.

 

Q. 젊은 시절 코트라에 지원한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A. 코이카에 있던 시절 사람들을 만나면서 인생의 가치관 많이 바뀌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어떤 좋은 직업을 가지고, 자기 꿈을 이루며 사는 것을 행복하게 사는 것이라 살아가는데, 코이카 봉사요원으로 카자흐스탄에 왔을 때 한국보다 훨씬 어렵게 살고 있는 현지인이 부족한 환경이라고 생각되는 여건에도 불구하고 만족하며 살고 있는 모습을 종종 보게 되었습니다.

‘과연 사람들이 더 가지게 되고, 자신의 꿈과 목표를 이루면 그들에게 진정한 기쁨이 될까?’ 이렇게 다시 좀 돌아보는 이런 기회가 됐습니다. 또한 카자흐스탄보다 훨씬 더 좋은 환경에서 살고 있는 한국에 사는 사람들은 더 행복한가?’라고 스스로에게 물어 봤을 때 답은 전혀 그렇게 생각이 되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사람들이 선호하는 곳은 아니지만 내가 보람을 느끼고 살 수 있는 곳이 있다면 조금 불편한 점들이 있더라고 더 행복한 삶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당시 알마티에 LG전자 공장에 제가 지방에서  가르치던 학생들을 견학을 시켜주러 왔을 때 당시  LG전자 직원에게 ‘제가 카자흐스탄에서 근무할 수 있는 기회를 얻고 싶다’라고 얘기를 하니까 고맙게도 당시 LG전자 법인장님의 추천서를 받을 수 있게 도와줬습니다.

그 추천장 덕분에 저는 LG전자 여의도 본사에서 근무를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해외 파견은 길게는 10년 정도 근무 경력이 쌓여야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코트라는 직원들이 해외 근무를 반드시 해야 되고 나갈 수 있는 기회가 많다는 것을 들었습니다.

그래서 입사 준비를 해서 코트라에 들어오게 됐습니다.

 

Q. 이번에 관장 직함으로 카자흐스탄에 복귀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과거 재직 했던 때와 현재 카자흐스탄 상황은 어떻게 달라졌다고 느끼십니까.

A.제가 코이카에서 근무했던 99년부터 2001년까지가 첫번째, 2011년부터 2016년까지가 두번째, 그다음 2017년 엑스포 때 아스타나 장기 출장으로 세번째, 그리고 이번이 네번째 카자흐스탄 근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4번의 방문 기간을 돌아보면, 시대적으로 ‘카자흐스탄이 많이 변해가고 있다’는 걸 체감할 수 있습니다.

90년대 말 2000년대 초에는 구소련의 여러 잔재가 남아 있는 어두운 느낌의 카자흐스탄으로서 기억에 남아있고, 2011년부터 2016년까지는 오일머니를 기반으로 인프라 개발도 많이 되고, 또 한국 기업과 교민이 많이 늘어났던 그런 시기였었고요. 그리고 2017년 엑스포 때는 카자흐스탄이 전 세계로 알려지는 시기였던 것 같습니다.

이번에 와서 이전하고 이렇게 어떤 것이 달라졌을까 관심있게 보니 눈에 띄는 것은 예전에 없었던 새로운 건물, 그다음에 중앙 버스 차선… 이런 것이 새롭게 이렇게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가장 크게 느껴졌던 것은  IT에 기반한 QR코드 결제 시스템의 보편적 사용과 그런 시스템과 연계돼어 비대면으로 음식을 배달하는 서비스를 보면서 큰 변화를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또 다른 변화라고 하면 젊은 세대가 많이 늘어나고 한국어에 대한 관심도 굉장히 높아 교육원에서 공부하는 학생들도 많아진 것. 예전에는 통역을 할 수 있는 사람을 찾기가 어려워서 주로 한국 유학생이 통역 일을 했었는데, 최근 들은 내용에 따르면 현지인 중에서도 한-러 통역 할 수 있는 사람이 많이 늘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상황을 들으면서 이런 인적 기반이 늘어났기 때문에 한국과 협력할 수 있는 기회들이 더 많아지지 않을까 생각을 했습니다.

 

Q. 교민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내용 중 하나일 것 같습니다. 코트라에서 올해 카자흐스탄 경제 전망을 어떻게 예상하고 있습니까.

A.카자흐스탄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석유 가스와 같은 지하자원의 국제 시세 변동과 또 다른 요인으로 카자흐스탄과 교역 규모가 큰 러시아의 루블화 환율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유가에 대해서는 여러 전문적인 기관에서 ‘올해 유가가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할 거다’ 또는 ‘약간 상승하는 쪽’으로 갈 것으로 예상을 하고 있지만, 코트라에서는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유가를 유지할 거라고 예상을 하고 있기 때문에 결국 카자흐스탄의 경제도 안정적인 상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여러 기관들에서 카자흐스탄의 경제가 작년도에 3.2% 성장에 이어 올해도 3% 후반대의 성장을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유가와 루블 환율 외 카자흐스탄 경제에 전통적으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요인 외에도 최근에는 러시아에서 카자흐스탄으로 이전하는 다국적 기업과 생산 설비를 생각해 볼 수 있는데, 이러한 대기업이 카자흐스탄에 오게 될 경우에 현지 고용 창출 등 낙수 효과로 인하여 카자흐스탄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이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특히 생산설비 같은 경우는 단순하게 한 번 수출하고 끝나는게 아니라 한 번 이전 하게 되면 장기간 현지에 있기 때문에 중장기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도 카자흐스탄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이 있지 않을까 생각 합니다.

 

Q. 수출입 통계로 봤을 때 한국에서 카자흐스탄으로 어떤 품목이 수출 상승세에 있습니까. 그리고 꾸준하게 수출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품목이 있다면 어떤것이 있습니까.

A. 지난해 말 기준으로 봤을 때 한국에서 카자흐스탄으로 수출이 가장 크게 늘어난 품목은 자동차 부품입니다.

큰 이유는 러시아의 현대자동차 생산 공장이 중단된 상황에서 중국산 자동차로 채울 수 없는 러시아 자동차 시장에 기존의 현대기아차가 현지에서 가졌던 좋은 이미지가 있기 때문에 카자흐스탄을 포함해 중앙아시아 여러 국가를 통해 우회해 러시아로 들어가는 수요가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중고차도 많이 증가 하고 있는 상황이고, 꾸준히 수출이 많이 되었던 화장품도 계속 증가하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현재 카자흐스탄에서 자동차 조립을 완성 라인이 갖추어져 있어서 결과적으로 카자흐스탄으로 완성차 자재수출 뿐만 아니라 부품 수출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언론에도 이미 보도된 바 있지만 기아차 스포티지 생산 공장이 코스타나이에 준공 되어 생산을 하고 있고, 생산라인이 더 확대될 수 있는 전망이 있기 때문에 카자흐스탄으로 수출은 더 다양해질 것으로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Q. 코트라의 2023년 계획은 어떻게 됩니까. 혹시 올해 계획되어 있는 특별한 행사가 있습니까.

A. 작년까지는 코로나 팬더믹의 영향으로 오프라인 행사보다는 대부분 온라인으로 화상 상담을 주로 많이 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곳을 방문하는 기업도 소수로 외부에서 봤을 때 코트라 알마티 무역관의 활동이 잘 드러나지 않는 상황이었는데, 작년 말부터 올해는 오프라인 행사를 중심으로 진행 형태가 변경이 될 것 같습니다.

올해는 여러 지방자치단체에서 파견하는 무역사절단이 7회 정도 예정이 되어 있고, 스마트팜 관련된 국내 기업 사절단도 방문 할 것으로 예정으로 되어 있습니다.

2023년 가장 큰 행사로 계획하고 있는 것은 6월 8일부터 6월말까지 한류 관련 소비재 상담 판촉전 ‘k-life 스타일’입니다.

작년 9월에 릭소스호텔에서 온오프라인으로 한국 제품 상담회가 있었는데, 올해 이와 유사한 형태로 B2B 상담회와 B2C 판촉전 동시 개최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작년보다는 오프라인에 참여하는 한국업체들이 더 늘어날 것으로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상담회나 판촉전 등 코트라 행사에 관심 있는 교민분들이나 사업하시는 분들도 저희 쪽에 연락을 주시면 한국에서 오는 기업과 상담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도록 하겠습니다.

행사 관련 구체적인 계획이 세워지면 안내하고 참여할 수 있는 기회들을 마련하도록 하겠습니다.

 

Q.  카자흐스탄 진출을 원하는 우리 기업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A. 한국은 국가 경제를 부양할 지하자원이 없는 상황에서 수출은 숙명적인 상황입니다. 그래서 올 초 대통령님께서 ‘수출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라고 이야기 하셔서 실제로 모든 부처들이 수출 확대 방안과 해외 프로젝트 수주를 위한 고민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카자흐스탄은 국가적으로 진행되는 중요한 프로젝트가 많이 있는데 우리 기업에서 프로젝트 수주를 위해서는 현지에 미리 진출해 계신 분들의 노하우나 사업 경험이 필요한 경우가 많이 있다고 봅니다.

우리 기업들이 현지에서 시행착오를 줄이고 안정적으로 사업 하기 위해서 진출 할 때 이곳에 계신 교민 사업가분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개인적으로 대기업 활동도 큰 의미가 있지만, 현지 사람들과 가장 큰 접점에 위치하고 있는 부분은 사업하고 계신 교민 기업인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분들은 오랜 기간 동안에 현지에서 사업을 해오셨고, 또 어떻게 보면 카자흐스탄에서 한국 기업에 대한 이미지를 형성하는데 중요한 영향을 주셨던 분들이기 때문에 이분들이 한국과 카자스흐탄의 교역에도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봅니다.

한 발 더 나가서 기대하고 바라는 것은 시간이 지나면서 교민 기업가의 2세가 사회 생활을 하는 시기가 왔는데 부모 세대의 기업을 이어 성공한 사례들이 많아지는 시대가 왔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개인적으로 예전에 들었던 이야기 중에 1937년 강제 이주되어 중앙아시아로 오게 될 때, 추운 겨울 기차에서 얼어 죽지 않게 서로 부둥켜 안고 체온을 잃지 않으려고 했다고 합니다.

그때 나이 많은 분들이 가장 바깥에 있었고 가장 안쪽에는 어린이들을 넣어 보호 합니다.

어떻게 보면 노약자를 더 보호해야 될 것 같은데, 그게 아니라 자신들을 희생해 어딘지도 모를 황무지에서 살아갈 후대를 위한 기회를 만들어 주려고 했다 생각합니다.

앞선 세대의 희생으로 도착한 고려인들은 현재 카자흐스탄 정재계에서 훌륭한 역할을 감당하고 있습니다.

먼저 살아간 세대가 후대를 위해 터전을 마련하는 것, 새로운 카자흐스탄, 변화의 시대에 우리 후대가 성공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씨를 뿌리는 노력을 통해 카자흐스탄에서 좋은 열매들이 맺는 교민 사회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대합니다.

인터뷰에 응해 준 알마티 코트라무역관 김정훈 관장에게 감사드리며, 올해는 한-카 무역 뿐만 아니라 기업 진출도 활발해지기를 희망한다.

/한인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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