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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마티에서 열린 방수미 명창에게 판소리 배우기 강좌

by 씨투운짱 2023. 6.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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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새재는 왠 고갠고

구부야 구부구부가 눈물이로구나.”

알마티 고려극장에 모인 고려인과 현지인 수강생들이 방수미 명창에게 ‘진도아리랑’의 한 대목을 배우는 소리다.

알마티에서 열린 방수미 명창에게 판소리 배우기 강좌

 

지난 17일 전북 판소리 공연팀이 카자흐스탄 알마티를 방문했다.

16일 알마티에 도착한 공연팀은 17일 오전 고려극장에서 판소리를 가르치고, 저녁에는 같은 장소에서 “마중”을 주제로 판소리 공연을 진행했다.

판소리 수업이 시작되기 전 방수미 명창을 만나 짧게 인터뷰를 진행했다.

 

Q. 해외에서 공연하실 기회는 많으실 것 같은데, 이렇게 직접 현지에서 판소리 수업을 진행하는 경우도 있습니까?

매 해외 공연때마다 판소리 수업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해외에서 판소리 수업을 하기도 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해외에서 한국에 온 외국인이나, 판소리를 배우기 위해 개인적으로 찾아오는 외국인에게 수업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작년에는 상트빼쩨르부르그 예술단에 계신분이 인스타그램에서 저를 찾아 한국에 판소리 수업을 받으러 온 사례도 있었습니다.

그분은 고려인 3세였는데, 우리 소리로 창극을 해보고 싶다는 열의로 저를 찾아 오셔서 한 달 꼬박 배워가셨는데 그 열정에 감동을 받았습니다. 제가 매번 만나서 수업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 녹음해서 드리면 그대로 따라하시고 공연도 만드셨다고 합니다.

 

Q. 판소리는 한국에만 있고 외국인의 입장에서 보면, 판소리를 감상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만 배우려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대단해 보입니다.

의외로 판소리를 배우는 외국인이 많고, 생각 이상으로 관심을 보이는 경우도 있고요. 

문재인 대통령 유럽 순방에 문화사절단으로 동행했는데, 프랑스에서 판소리 하는 분을 꼭 모셔달라고 부탁하셨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었습니다. 프랑스인으로 판소리 오바탕(수궁가 · 심청가 · 적벽가 · 춘향가 · 흥부가)을 현지어로 번역하신 분도 계시구요.

4~5년 전에는 전주 세계소리축제에 ‘나도야 소리꾼’이라는 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 프로그램의 취지는 국적 상관 없이 일반인이 판소리를 배워 장기자랑하는 대회였는데, 미국인이 1등을 차지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한국어를 거의 모르지만, 판소리만 고스란히 배워 연습하는데 너무 잘해서 깜짝 놀라정도입니다.

제가 볼 때, 판소리는 사람의 마음을 파고드는 음악이라 외국인이 처음에 들을 때는 ‘좀 시끄럽다’ 싶다가 들으면 들을수록 ‘이게 뭐지?’라고 궁금해하면서 좋아하는 것 같아요.

 

Q. 오늘도 현지분들과 판소리 수업이 예정되어 있으신데, 해외에서 판소리를 가르치시면서 특별히 기억에 남는 내용이 있다면 말씀해 주시겠어요.

독일에 갔을 때였어요.

공연장에는 독일분들 밖에 보이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런데 분장실로 자신을 음악치료하는 사람이고 소개하며 독일분이 찾아오셨어요. 

그 분이 ‘세상의 모든 음악을 들어봤는데, 이건 처음 들어봤다. 도대체 무슨 음악이냐?’라고 물으면서 판소리에 대해 잠깐 알려 줄 수 있냐고 하셔서 사랑가의 한 대목을 알려드렸더니, 들을 때 상상이 된다고 하시더라구요.

예를 들어, ‘둥글둥글 수박’하면 둥그렇다는 느낌이 들고, ‘때르르르르르’하면 뭔가 떨어지는 느낌이 든다며, 그 소리를 듣고 우시는 거예요. 

스페인에서는 어떤 어린 꼬마가 저에게 다가오더니 “당신의 목소리가 너무 친절해요”라는 표현도 했는데, 어린 아이만 할 수 있는 표현이 아닐까 싶어요.

영국이나 중국에서는 ‘처음 듣는 건데 신기하면서도 어떤 메세지를 전달하는게 느껴진다’는 이야기도 하시더라구요.

판소리도 대중음악의 발라드나 락처럼 하나의 음악 장르로 받아들이는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방수미 명창은 2017년 아스타나에 이어 이번이 두번째 카자흐스탄 방문이라고 한다.

첫 방문때 카자흐스탄 전통 민요 ‘브루발라’를 판소리 창법으로 바꿔 불렀는데, 관객들의 호응이 뜨거웠다고 한다.

방수미 명창은 판소리를 “입으로 전하면, 마음으로 받아서 소리를 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북 판소리 공연팀은 양일간 알마티와 코나예바 문화의집 공연 후 키르기스스탄 비쉬켁 공연을 마지막으로 귀국하는 일정이라고 한다.

이번 일정에는 카자흐스탄에서 대사를 지낸 김대식 센터장이 전라북도 문화교류센터장이 되어 동행했다.

알마티에서 열린 방수미 명창에게 판소리 배우기 강좌_1

/한인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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