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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S 뉴스#
제21대 대선 재외국민 투표 종료…교민들 높은 관심 속 참여
제21대 대통령 선거를 위한 카자흐스탄 알마티 재외국민 투표가 5월 25일(일) 차질 없이 종료되었다. 이번 투표는 5월 20일부터 25일까지 6일간 진행되었으며, 카자흐스탄에 거주하는 한국 국적의 유권자들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아스타나에서는 ‘주카자흐스탄 대한민국 대사관’에, 알마티에서는 ‘주알마티 대한민국 총영사관’에 마련된 재외투표소에는 투표 첫날부터 교민들의 발길이 이어졌으며, 주말을 맞아 가족 단위로 방문하는 유권자들도 많았다. 투표소 관계자는 “이번 대선에 대한 교민들의 관심이 높아 예상보다 많은 인원이 방문했다”며 “특히 이번 재외국민투표 신청은 작년보다 100여 명의 교민이 더 신청한 것을 보면 해외에서도 21대 대선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과 열기가 높은 것을 알 수 있다”고 밝혔다.
투표소를 찾은 한 교민은 “멀리 떨어져 있어도 대한민국의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선거에 참여할 수 있어 뜻깊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 다른 유권자는 “한국 정치가 변화하는 중요한 시점인 만큼, 재외국민도 책임감을 갖고 투표해야 한다고 생각해 참여했다”고 말했다.
투표소 내부는 엄격한 신분 확인 절차를 거쳐 투표가 진행되었으며, 유권자들은 투표용지를 받아 기표한 후 밀봉하여 투표함에 넣었다. 이번 선거에서는 재외국민 투표 방식이 기존과 동일하게 유지되었으며, 여권이나 주민등록증 등 사진이 부착된 신분증을 지참해야 했다.
투표가 종료된 후, 교민 사회에서는 이번 대선이 한국의 정치적 방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선거였다는 평가가 나왔다. 한 교민 단체 관계자는 “재외국민 투표는 단순한 선거 참여를 넘어, 해외에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함께 고민하는 과정”이라며 “앞으로도 교민 사회가 정치적 관심을 지속적으로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투표는 카자흐스탄 내 교민 사회의 정치적 관심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향후 재외국민 투표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알마티 신임 시장 임명…도시 발전을 위한 주요 과제 제시
카자흐스탄 정부는 2025년 5월 24일, 알마티의 새로운 시장으로 다르한 사티발디를 임명했다. Zakon.kz 보도에 따르면,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대통령은 알마티 시장 후보로 다르한 사티발디와 베이부트 샤하노프를 제시했으며, 최종적으로 23명의 의원이 사티발디를 지지해 그가 신임 시장으로 선출되었다.
총리인 올자스 벡테노프는 알마티 시 관계자들과의 회의에서 신임 시장을 공식적으로 소개하며, 전임 시장이었던 예르볼랏 도사예프의 도시 발전 기여에 감사를 표했다.
알마티 발전을 위한 주요 과제
Zakon.kz 보도에 따르면, 토카예프 대통령은 신임 시장에게 알마티의 사회·경제적 발전을 위한 다양한 과제를 부여했다. 주요 과제는 다음과 같다.
- 도시 경제 구조의 다각화 및 지속적인 성장 촉진
- 공공시설 확충 및 도심 인프라 현대화
- 대중교통 개선 및 친환경 교통 시스템 도입
- 녹지 공간 확대 및 지속 가능한 도시 개발
- 제조업, 관광, IT 산업 및 창조 산업 활성화
특히 알마티의 교통 문제 해결을 위해 친환경 버스 도입, 대중교통 노선 최적화, 지하철 및 BRT(간선급행버스) 노선 확장 등이 추진될 예정이다.
신임 시장의 도시 운영 방향
Zakon.kz 보도에 의하면, 다르한 사티발디 시장은 알마티가 카자흐스탄의 경제·문화·교육 중심지로서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교통 혼잡 해소, 안정적인 수도 공급, 노후화된 인프라 개선 등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밝혔으며, 도심 녹지 공간을 확대하고, 재활용 활성화 및 친환경 에너지 사용을 장려하며, 전기차 보급 확대 등을 통해 지속 가능한 도시 환경을 조성할 계획을 발표했다.
또한, 주거 환경 개선을 위해 수도·전력·난방 시설을 현대화하고, 지진 대비 인프라를 강화하며, 장애인 및 노약자를 위한 편의시설 확충에 주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Zakon.kz 보도에 따르면, 알마티의 신임 시장은 중소기업 및 창업 지원을 강화하고, IT 및 창조 산업을 육성하며, 관광 및 문화 분야의 발전을 도모할 계획이다.
이번 임명을 통해 알마티가 더욱 체계적으로 발전하며, 시민들의 생활 환경 개선과 도시 경쟁력 강화를 위한 다양한 정책이 추진될 것인지 기대된다.
2025 CIS 스마트팜 파트너링 로드쇼, 알마티서 개최
지난 5월 13일 화요일, 알마티 Holiday Inn Almaty 호텔에서 한국과 중앙아시아 국가 간 스마트팜 기술 및 농업 협력을 위한 “2025 CIS 스마트팜 파트너링 로드쇼”가 성황리에 개최되었다. 본 행사는 KOTRA 주최로 한국의 주요 스마트팜 기업 10개사와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현지 농업 기업 40여 개사가 한자리에 모여 최신 농업 솔루션, 온실 설비, 농축산품 등 각종 기술과 제품을 선보이며 실질적인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뜻깊은 자리였다.
개회식에서 한–중앙아 농업 협력 강조
행사는 개회 세션으로 시작되었다. 주알마티 대한민국 총영사관의 하태욱 총영사는 개회사에서 “스마트 기술의 접목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이며, 한국의 첨단 농업 기술이 중앙아시아 농업 발전에 실질적인 기여를 할 것”이라는 취지를 강조하며 참석자들에게 인사를 전했다. 이어서 KOTRA CIS 지역본부의 김성수 본부장은 축사에서 “한국 스마트팜 기업들이 ICT 기반 자동화 온실 시스템과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국가 간 기술 교류를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를 나타냈다. 또한, 카자흐스탄 아타메켄 농업 및 식품산업부 예르켄 바키트잔 총괄이사는 “국제 농업 시장에서는 단순한 가격 경쟁을 넘어 안정적인 공급과 품질 관리를 중시하게 됐으며, 이번 행사가 카자흐스탄 농업 경쟁력 강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취지의 환영사를 전했다.
스마트팜 기술 도입 사례와 성장 가능성 조명
이후 진행된 세미나에서는 중앙아시아 각국의 스마트팜 산업 현황과 향후 발전 방향에 대한 다양한 발표가 이어졌다. 카자흐스탄 온실연맹 누를란 아딜한 회장은 자국 내 스마트팜 산업의 현황과 정부·민간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중앙아시아 시장에서 한국 기술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기회를 언급했다. 이어서 키르기스스탄 KOPIA 주광석 소장은 현지 농업 기술 발전 및 스마트팜 도입에 대한 꾸준한 수요를 설명했고, 우즈베키스탄 AKIS 슈흐라트 이브라이음존 사무총장은 우즈베키스탄 내 적용 사례를 통해 농업 자동화와 디지털 솔루션 도입의 성공 모델을 소개했다. 또한, 카자흐스탄 국립농업연구대학 부총장 라피스 파니스비치는 스마트팜 전문가 양성 및 현장 교육 사례를 공유하며 농업 인재 양성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B2B 수출 상담회 통한 실질적 협력 논의
이번 행사의 핵심 프로그램 중 하나였던 B2B 수출 상담회는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진행되었다. 각국의 농업 기업과 한국 스마트팜 기업들이 직접 상담을 진행하며, 제품 도입 가능성과 실질적인 계약 체결 여부를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되었다. 이번 상담회를 통해 한국에서 참가한 10개 기업들은 각자의 최신 스마트팜 솔루션 및 온실 설비, 자동화 재배 시스템 등을 소개하며 기술 협력과 수출 확대 가능성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한국과 중앙아시아 업체들은 직접 만나 제품 도입 및 계약 체결을 위한 실질적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시간도 마련되었다.
한편, KOTRA 알마티무역관 김정훈 관장은 인터뷰에서 “기존 협력 사업의 성과를 바탕으로 앞으로는 장비 지원 사업뿐만 아니라 지속 가능한 기술 인력 양성이 필요하다”며 카자흐스탄 스마트팜 산업의 미래를 전망하면서, “한국과 카자흐스탄이 이번 행사를 계기로 더욱 긴밀히 협력하면서, 농업대학과의 연계를 통해 전문 인력 양성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이번 로드쇼는 한국과 중앙아시아 주요 국가들이 스마트팜 기술을 기반으로 한 농업 혁신을 위한 새로운 협력 모델을 구축하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 스마트팜 기술 도입이 카자흐스탄의 농업 생산성 향상과 안정적 식량 공급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한국 기업들의 해외 진출 및 한인 사회의 투자 확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카자흐스탄 정부의 지원 부족과 현지 인프라 미비로 인한 단기적인 어려움 역시 우려하고 있어 향후 지속 가능한 협력 체계 마련과 스마트팜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한 대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카자흐스탄 여행기 1
(편집자 주) 최근 본지로 한 통의 메일이 도착했다. 덕성여대 80학번 이혜란 씨가 동기들과 함께 카자흐스탄을 여행하며 남긴 여행기였다. 그들의 생기 넘치는 글을 읽는 동안, 마치 20대 여대생들의 깔깔거리는 웃음소리가 귓가에 맴도는 듯했다.
우리는 어느덧 이곳을 ‘우리 동네’라 부르며, 처음 이 땅에 발을 디뎠을 때의 설렘을 잊고 지내고 있을지도 모른다. 본지는 그때의 두근거림을 다시 떠올릴 수 있도록, 이혜란 씨의 글을 있는 그대로 전하기로 했다.
2025년 5월 11일 오후3시.
설레임에 들뜬 얼굴로 인천공항에 모두 집합.
덕성여대 국문과 80학번 동창 여덟 명이 육십 중반의 나이로 다 같이 첫 해외여행 길에 올랐다.
우리들은 학창시절 각자 다른 경로를 통해 학생운동에 참여했고, 3학년 때 국문과 마당극을 처음 만들고 공연(현재까지 국문과 주요 학회 활동으로 이어지고 있음)한 것을 계기로 40여 년간 극성스럽게 우정의 시간을 쌓아가고 있다. 졸업 후, 각자의 인생길, 각자의 영역에서 나름 치열하게 살아가는 와중에도 서로를 생각하고 그리워하며 우정의 끈을 놓지 않았다. 우리 중 한 친구가 1999년 카자흐스탄으로 이주하여 20여 년간 살면서 ‘골든투어’라는 한국인 최초의 현지 여행사를 열어서 언젠가는 친구들과 이곳을 여행하리라는 소망을 키워갔고 한국으로 돌아온 지 5년 만에 마침내 그 소망이 이루어진 것이다. 그는 5년 만의 방문인데다 친구들과의 여행으로 무척 설레는 상태였고 다른 친구들도 여덟 명이 함께 하는 첫 해외여행에 기대 만땅~
아시아나 직항으로 약 6시간 만에 알마티 도착. 알마티 공항에서 ‘골든투어’를 이어받아 운영하고 있는 진재정(한인회장)씨와 만나 반가움의 인사를 나누고 알마티호텔로 이동했다. 일단 18인승 투어버스가 마음에 든다. 5박 7일간 우리를 태우고 다닐 버스는 깨끗하고, 기사님은 핸섬하고, 젠틀하고. ㅋ! 호텔 룸메이트도 매일 뽑기로 정하며 그 작은 이벤트마저 즐겁던 순간들. 첫날을 기념하는 조촐한 술파티를 하고 흩어졌다.
투어 첫날
생각보다 훨씬 풍성한 호텔 조식부페를 맘껏 먹고 투어버스에 올랐다. 호텔에서 보이는 천산산맥의 설산 봉우리들이 이곳이 카자흐스탄임을 명확히 확인시켜 주었다. 달리는 차에서 보는 신비하고 이국적인 분위기에 모두들, “와~ 저것 좀 봐!” 즐거운 탄성을 거듭하며 차 안의 신명이 밀도를 높여갔다.
‘악타우’를 향해 가는 도중, 드넓은 평원에서 만난 붉은 양귀비, 양귀비, 양귀비꽃밭!! 환호성을 울리며 홀린듯 달려갔다. 파란 하늘, 흰 구름 아래 아무 걱정도 없이 바람에 몸을 맡기고 하늘하늘 춤추는 빨간 양귀비꽃들. 친구들은 순식간에 동심으로 돌아간 듯 말간 얼굴로 행복하게 웃으며 꽃밭의 주인공이 되었다.
얼마나 달렸을까? 넓디넓은 대자연의 품으로 차는 달렸다. ‘악타우’의 능선이 선명하게 가까워지고 드디어 자연의 속살과 만났다. 나로서는 그다지 어렵지 않은 코스여서 가이드를 따라 거의 꼭대기까지 올라갔다. 그곳에서 보는 경치는 또 다른 감흥을 불러왔다. 한 마디로 장관이다. 지구의 어디쯤일까? 우주와의 교신이 가능할 것 같은 기분. 머얼리 펼쳐진 끝도 모를 미지의 세계 속으로 마구 날아가 본다.
돌아가는 길에는 진한 갈색 용암바위 ‘카트타우’ 앞에서 하얀색 티셔츠를 입고 단체 사진을 찍으며 세월을 초월한 자연의 흔적 속에 포근히 안겨본다.
투어 둘째 날
‘노래하는 사막’을 향해 또다시 달린다. 차 안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가히 환상적이다. 이대로 마냥 달렸으면 좋겠다. 지평선이 보이고 시간의 관념이 희미해지는 듯한 순간이다. 어느새 눈 앞에 떡!하니 나타난 모래산! 일리강에 부는 바람에 실려 날아온 고운 모래알이 쌓이고 쌓여 사막을 이루고, 모래산을 이루고, 얼마나 장구한 세월 동안 강바람이 일고 모래가 날아온 걸까?
이날도 바람이 몹시 세차게 불어서 몸을 가누기 힘들 지경이었다. 입으로 코로 온몸으로 모래가 침입한다. 그래도 기어이 꼭대기에 올라 일리강을 보리라. 바람 맞으며 모래 맞으며, 작열하는 태양 아래, 정상을 향해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다. 앞장서서 올라가는 가이드를 따라 묵묵히 한걸음 또 한걸음. 마침내 정상에 다다랐다. 오늘 여기서 죽어도 될 거 같다.
모래가 날려 뿌연 환각의 세상이 마술처럼 펼쳐지고, 그 아래 멀리 일리강이 가느다랗게 흐르고 있는 게 보였다. 긴 강물은 흘러서 어디론가 가겠지. 바람이 분다. 일리강에서 불어온다. 몸을 낮추고 모래사막에 앉아 사막의 한점이 되어본다. 아래쪽에 앉아 있는 친구들도 다 점이 되었다. 있는 힘껏 소리 한 번 질러 본다. 점과 점이 이어진다. 점에서 점으로 이어진다.
한 친구가 내 뒤를 이어 정상에 도착했다. 알 수 없는 연대의 감정이 불쑥 올라온다. 한없이 점으로 남고 싶은 심정이었지만 동영상을 찍어서 고이 간직하고, 두르고 온 스카프를 풀어서 손에 쥐고 바람 퍼포먼스를 하며 푹푹 걸어서 내려왔다.
다음으로 찾아간 곳은 카자흐스탄의 숨은 진주라는 ‘콜사이’ 국립공원의 ‘콜사이’ 호수다.
사막에서 호수로 시간여행을 한 듯 전혀 다른 세상이 눈앞에 나타났다. 에메랄드빛 호수. 첨벙 뛰어 들어가 저 끝까지 수영으로 가고 싶다. 사막에서 달궈진 몸이 초록빛으로 물들지 않을까.?
두 대의 보트에 나눠타고 호수를 한 바퀴 탐색했다. 페달을 밟으니 잔잔한 물살을 가르며 부드럽게 나아간다. 노래가 절로 나온다. “그대여 아무 걱정하지 말아요~ 우리 함께 노래합시다~~” 합창을 했다. 다른 보트에서도 친구 노랫소리가 들린다. 마음이 통했군. ㅋ!
보트에서 내려 언덕길을 올라오는데 하늘이 붉게 타오르기 시작한다. 붉은 노을…. 눈물겹게 아름답다. 그럴 때 가슴에 사랑의 에너지가 커진다.
투어 셋째 날
‘카인디’ 호수는 콜사이 호수와 사이즈는 엇비슷한 거 같은데 쭉쭉 뻗은 나무들이 호수에 박혀 있어서 마치 거대한 설치미술을 보는 듯한 풍경이었다. 지진으로 인해 지형이 바뀌며 나무들이 물에 잠겼다고 한다. 한두 그루가 아니다. 수십(?) 그루가 고요한 호수에서 완전 소멸될 날을 기다리고 있는 듯한 풍경에 묘한 감상에 빠지게 된다. 자연으로 돌아가자. 너도 나도 자연으로 돌아간다. 호숫가에 날아온 원앙 한 쌍이 가족을 이뤄 살아가고 있었다. 저 새들은 아마도 오래 멸하지 않고 이 호숫가에서 세대를 이어 살아가겠지. 그랬으면 좋겠다.
호숫가 근처에서 말도 탔다. 말은 내가 어려서부터 관념적으로 좋아하는 동물이다. 승마를 할 만큼 여유가 있지는 못해서 전국민 말타기운동본부에 체험 신청을 한 적이 있었는데 신청자가 많아 추첨에서 떨어졌더랬다.
내가 탄 말은 좀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것 같았다. 분명히 “잘 부탁한다. 사랑해~”라고 고백하고 출발했건만, 몇 발자국 안 가서 물을 마시려고 갑자기 냇물에 고개를 푹 숙이는 바람에 거꾸로 처박힐 뻔했다. 두 번째 처박힐 위기에 가이드가 고삐를 세게 당기라고 말해줘서 있는 힘껏 당기자 고갤 들었다. 언덕길을 가는 도중에도 풀잎을 먹으려고 다섯 번이나 해찰을 해서 고삐를 이리저리 끌어당겨야했다. 친구 말이 “너 닮아서 에너지가 많은가부다” ㅋㅋ! 무사히 데려다 줘서 고맙다. 말은 순한 동물이다. 잘만 소통하면 광활한 대지를 바람을 가르며 달릴 수 있을 터이다. 고구려 여인의 기상으로 치맛자락 부여잡고….
말 트레킹을 마치고 이동한 곳은 깊은 협곡. 블랙캐년을 보고 감탄하긴 아직 이르다. 물론 처음 맞닥뜨렸을 땐 감탄사가 절로 나왔지만…. 카자흐스탄의 그랜드캐년이라 불리는 ‘차린’ 캐년은 오래 잊지 못할 에피소드의 장소가 되었다. 5월 날씨 치곤 태양 빛이 강렬한데다 며칠째 잠을 설친 친구들 얼굴에 피로의 기색이 살짝 묻어난다. 그리고 한 친구의 말마따나 이런 엄청난 풍광과 마주서면 왠지모를 외로움 같은 서정에 휩싸이게 마련이다. 본질적인 고독감, 온 우주에 티끌같이 미미한…. 지구별도 극히 미미한 하나의 별인데 인간은 얼마나 미미한 존재인가. 그래서 지구별에 사는 동안 인간끼리 서로 사랑하지 않으면 안될 거 같다.
협곡 트레킹을 간략하게 마무리하고 단체 사진을 찍으며 일어난 사고 아닌 사고로 살짝 긴장이 풀렸던 친구들의 머리카락이 쭈뼛 설만큼 놀란 일이 생겼다. 한 친구가 나무로 된 이름자 위에서 뒤로 넘어간 것이다. 한 바퀴만 굴렀기 망정이지, 두 바퀴 굴렀으면…. 생각 만해도 아찔하다. 다친 데 하나 없이 말짱했지만 전체 텐션이 하늘을 찔렀다. 소리 지르는 친구, 우는 친구, 달려가 잡고, 일으키고 난리 부르스를 쳤다. 이 에피소드는 몇 년짜리 술안주일까? ㅋ!
이날 마무리는 온천욕이었는데 유황 냄새가 자욱한 탕에 들어가 그동안 쌓인 피로를 풀었다. 이 온천의 주인장으로 친구와 잘 알고 지냈다는 한국인 부부의 환대를 받으며, 친구의 카자흐스탄 삶이 외롭지만은 않았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낯선 땅, 낯선 언어, 낯선 얼굴들. 그 속에서도 강인하게 성공적인 삶을 이룩한 친구가 자랑스러웠다.
/ 다음 호에 2편이 이어집니다.
카자흐스탄, 스마트폰 인증 기간 연장
카자흐스탄 정부가 스마트폰 인증(IMEI 등록) 기간을 연장하며, 불법 유통된 기기의 사용을 제한하는 조치를 강화했다. Zakon.kz 보도에 따르면, 카자흐스탄 디지털 개발·혁신·항공우주 산업부는 스마트폰 인증 기한을 6월 25일까지 연장한다고 발표했으며, 이는 시민들의 원활한 등록을 돕기 위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2025년 3월 25일부터 시행된 스마트폰 인증 제도의 연장선으로, 해당 날짜 이전에 카자흐스탄에서 사용된 모든 스마트폰은 자동으로 인증된 것으로 간주되며, 별도의 절차가 필요하지 않다. 그러나 해외에서 가져온 스마트폰이나 기존에 네트워크에 연결되지 않았던 기기는 반드시 인증을 받아야 한다.
스마트폰 인증 절차 및 주요 변경 사항
Zakon.kz 보도에 따르면, 스마트폰 인증은 무료로 진행되며, 개인 사용자는 최대 두 대의 스마트폰을 등록할 수 있다. 인증을 위해서는 정부 공식 포털을 통해 IMEI 번호를 입력하고, 본인 확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
기업의 경우, 2025년 5월 25일까지 인증을 완료해야 하며, 이후에는 유료 인증 절차가 적용된다. 또한, 5월 25일 이후 스마트폰을 수입하는 기업은 반드시 합법적인 수입 증명서를 제출해야 한다.
카자흐스탄 정부는 이번 조치를 통해 불법적으로 유통되는 스마트폰을 차단하고, 소비자 보호를 강화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특히 정부는 스마트폰 인증을 통해 공식 유통망을 활성화하고, 불법 기기 사용으로 인한 보안 문제를 해결할 계획이다.